[일본의 서브컬쳐] 로망포르노 제11회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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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레홀스토어 작성일21-02-05 10:26 조회50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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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의 아키요시 구미코
ㅣ아키요시 구미코와 모모이 가오리
‘시라케(シラケ=白け)’라고 함은 무슨 일에도 흥미가 없고 무관심한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시라케는 버블경제의 시작으로 물질적 풍요가 불러 온 일본의 새로운 풍속도였다. 공산주의, 사회주의를 향한 맹목적 동경도 사라지고, 극심했던 학생운동도 시들해서 극히 일부만이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극렬투쟁을 하고 있었다. 열정을 쏟을 대상을 잃은 젊은 청춘들은 도시로 도시로 몰려들어 좀더 자극적인 향락만을 추구하는 새로운 청춘상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런 세대를 일본에서는 아직도 ‘시라케세대’ 라고 부르며, 70년대에 10대 후반 ~ 20대 청춘을 구가하던 세대들, 오늘날의 40~ 50대 장년층을 이루는 세대를 말한다.
아키요시 구미코(秋吉久美子), 본명 오노데라 구미코는 1955년 시즈오카에서 태어나 후쿠시마에서 성장했다. 72년 오디션을 통해 쇼치쿠에서 조연급으로 데뷔한 후 니카츠의 여러 작품에도 출연하였다. 그녀가 공 사석에서 쏟아 놓는 놀람도 없고, 분노도 없고, 흥분도 없는 무심한 언동은 시대의 새로운 캐릭터를 상징하는 것이 되었으며 하루아침에 스타로 등극했다. 사람들은 그녀를 ‘시라케 여배우’라고 부르며 가끔은 조롱의 의미도 담았다.
어째든 아키요시 구미코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톱 스타의 자리에 오르고도 유방을 드러내거나, 전라가 되어 스크린에 비추어지는 것을 꺼리지 않았다. 그녀는 니카츠, 토호, 쇼치쿠, TV 등 다방면으로 활동영역을 넓혀 나갔다. 지난 2003년에는 사진집을 발매하고 현재 일본의 최고인기드라마 [전차남]에도 출연하는 혈기왕성한 현역 배우다. 50여 편의 영화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드라마에 출연한, 일본의 어머니, 일본의 중년을 연기하는 그녀는 여전히 아름답다.
아키요시 구미코의 최근 모습
또 한명의 시라케 여배우는 모모이 가오리(桃井かおり).
아키요시 구미코와 더불어 70년대를 대표하는 배우다. 52년 동경 출생, 어릴 적부터 발레를 익힌 정통파다. 초등학교 졸업 후 단신으로 런던에 유학할 정도의 진지함이었지만, 고교 때부터 연기에 관심을 갖고 극단을 통해 수업을 쌓는다. 아버지는 학자이자 관료, 오빠는 시나리오 라이터. 후지다 도시야 감독의 [붉은 등]이 초기 대표작이다.
모모이는 대담한 노출 정사씬을 많이 남겼으며 특히 ‘함몰유두’로 촬영 현장에서는 스태프 들에게 ‘처녀’라고 놀림을 많이 받았다는 에피소드로 유명하다. 물론 현재도 영화, 드라마, 가수로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현역 배우임은 두말 할 필요도 없다. 국내에도 그녀의 얼굴을 기억하는 팬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모모이 가오리의 최근 모습
당시 거의 동시에 등장한 아키요시와 모모이는 그때까지의 ‘미인’ ‘미녀’의 전형을 깨뜨린 배우들이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대담한 노출, 매스컴을 대하는 평범한 태도 등이 당시엔 파격적인 것이었고 일견 불손하면서도 당당한, 그런 전혀 새로운 캐릭터들이었다. 여기에 한 사람을 더 추가한다면 지난 회에 소개한 이사야마 히로코를 또 한 사람의 ‘시라케 여배우’로 꼽을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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